체코 필스너, 우르켈, 그리고 독일 필스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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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필스너, 우르켈, 그리고 독일 필스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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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2년.

 

맥주에게 있어서는 굉장히 큰 일이 있었던 한 해였음.

 

바로 오늘날 맥주하면 떠오르는, 투명하고 밝은 황금빛 라거 맥주의 시초격인

 

필스너 우르켈이 처음 만들어진 해이기 때문.

 

 

 

 

우르켈은 단순히 만들어진 체코 플젠에서만 인기를 얻은 것이 아니라

 

남은 유럽들을 차차 지배해가기 시작해갔고

 

1900년쯤 와서는 대부분 지역 맥주들이 절멸하고

 

유럽 전역에서 필스너를 만들게 되었음.

 

 

 

그렇기에 이름은 똑같이 '필스너'라고 하더라도

 

너무 다르고 다양한 특징을 지닌 필스너들이 존재하는데

 

그 중 대표격인 두 종류, 체코식 필스너 독일식 필스너에 대해서

 

오늘은 한번 얘기를 해보려고 함.

 

 

 

 

 

1.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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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은 누구나 좋아하는 역사 시간.

 

체코식 필스너는 1842년, 체코의 도시 플젠에서 처음 만들어졌음.

 

다만 필스너가 다른 대부분의 맥주 스타일처럼 우연스럽게,

 

혹은 자연스러운 기술의 발전에 의해 탄생한 것은 절대 아니고

 

철저히 필연과 인간의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꽤나 특이한 점이라 할 수 있겠음.

 

 

플젠은 기본적으로 맥주의 맛으로 유명한 도시였으나

 

1838년, 오염 대파티가 터져서 36 배럴의 맥주를 

 

도시 한 가운데 하수구에 다 같이 모여 버렸다는 기록이 있음.

 

이 때문에 빡친 지역 사람들은 크라우드 펀딩을 하여 존나 개쩌는 양조장, 그리고 맥주를 만듭시다!

 

하고 십시일반하여 도시에 최신식 설비를 갖춘 '시민의 양조장(Burghers' Brewery)'을 세우고

 

당시 좋은 퀄리티의 맥주로 정평이 나있는 독일 바이에른의 양조사, 요세프 그롤을 양조사로 고용함.

 

이 때 요세프 그롤은 체코로 넘어가는 길, 자기 동네에서 사용되던 효모를 들고갔는데

 

이 효모는 당시 독일의 수도원에서 주로 사용되던, 초기의 라거 효모였다.

 

 

 

그리고 이후 체코의 새로운 양조장에 도착하여서 맥주를 만들었는데,

 

이 때 사용한 맥아 역시 기존 사용하던 어두운, 직화로 구워내서 불균일하게 태운 맥아들이 아닌

 

간접열을 이용해 뜨거운 공기로 균일하게 구워낸, 밝은색 맥아를 사용하였고

 

체코의 자텍 지방에서 자라는 초고-급 홉인 사츠 홉을 사용하였고

 

자기가 독일에서 들고온, 그 당시엔 희귀하던 라거 효모를 사용하였고,

 

마지막으로 플젠의 말도 안되는 수준의 연수를 사용하여서 맥주를 만들어냈음.

 

 

 

이 조합을 이용해 만들어낸 필스너 우르켈이라는 맥주는

 

기존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완전히 새로운 타입의 맥주였고

 

이는 위에서 언급했듯, 맥주계에 혁명을 일으키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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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독일에서는 옆 나라인 체코에서 개쩌는 맥주를 새로 개발했다는 소문을 듣고

 

그 레서피와 비법을 알아내와서 독일에서도 같은 스타일의 맥주를 만들기 시작함.

 

그래서 초창기의 독일식 필스너는 체코식 필스너와 크게 다를게 없었는데

 

1900년대 중반을 넘어, 독일 바이에른의 바이엔슈테판 양조장에서는 새로운 효모를 개발하였고

 

이 효모를 완벽히 컨트롤하는 법을 알게되어서, 이를 이용해 필스너를 만들기 시작했음.

 

이 효모는 오늘날 34/70이라 불리는 전설적인 효모로 체코에서, 그리고 이후 다른 양조장에서 사용하던 효모에 비하면

 

훨씬 더 깔끔하고 청량한 맥주를 만드는데 특화되어 있었음.

 

이를 통해 독일식 필스너는 체코 필스너에 비해 더욱 더 밝은 색을 띠고, 깔끔하고 청량한 맛을 지니게 되었으며

 

이 맥주는 다른 세계의 양조장들에게 영감을 주어, 오늘날 필스너와 라거 맥주의 스탠다드는

 

독일식 필스너에 가깝게 변하였다고 함.

 

 

 

 

2.특징

 

위에서 언급했지만 한번만 더 요약을 해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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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 차이가 드러나게 된다.

 

사실 웬만한 맥덕들은 이 정도 차이는 알고 있을거임.

 

 

3.이유

 

그렇다면 왜????? 이런 차이가 나는걸까?

 

에 대해서 조금 더 딥한 얘기를 해보자.

 

 

 

체코식 필스너나 독일식 필스너나 몰트 빌(맥아 레서피)은 동일함.

 

둘 다 필스너 몰트 100%만 사용해서 맥주를 만듦.

 

그러면 둘 다 사실 똑같은 색의 맥주가 만들어져야하는데

 

실제로는 우르켈이 훨씬 더 진한 황금빛을 띠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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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유는 양조 과정 중 '디콕션 매싱' 이라는건데

 

이것까지 설명하려면 또 글을 하나 새로 뺴야하기 때문에

 

맥피소 카페에 조금 디테일하게 써두었으니 찾아보셈.

 

여튼 보통 맥주를 만들 때는 맥즙을 70도 정도로만 가열하는데

 

디콕션 매싱은 맥즙의 일부를 따로 뺀 다음에 100도로 끓이는거임.

 

심지어 우르켈은 구리로 된 양조 장비 + 직화(Direct Fire)를 사용하다보니

 

오늘날 스테인리스에 비해 훨씬 더 강렬하게 열이 전도되고

 

이를 통해 캬라멜화, 마이아르 반응이 더욱 격렬하게 일어나게 됨.

 

그리고 이 때문에 더욱 더 진한 색상과, 깊은 몰트의 풍미를 지니게 된다.

 

 

 

 

그렇다면 향, 그리고 맛에 대해 얘기해보자.

 

우르켈은 다른 필스너에 비하면 단맛과 바디가 상당히 강한데

 

도수는 4.4도 밖에 안됨.

 

이건 무슨 얘기인가?

 

발효력이 낮은 효모를 통해 도수를 4.4도로 낮춘 대신, 그 만큼의 바디감과 단맛을 끌어왔다는거임.

 

 

 

양조를 해보지 않았다면 이해가 어려울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 맥주의 알코올은 당분에서 나오게 되는데

 

맥즙 내부의 당분이 100% 알코올로 변하지 않고

 

보통 70~80% 정도의 당분만이 변하게 된다.

 

그럼 남은 20~30%의 당분이 맥주의 바디감과 단맛을 형성하는건데

(물론 이게 전부는 아님)

 

이 얘기는 즉슨, 똑같이 5도의 포텐셜을 지닌 맥즙을 발효시켜도

 

발효력이 낮은 효모를 사용해 4도짜리 맥주를 만들면

 

5도가 된 맥주보다 1도치만큼의 묵직한 바디감과 단맛을 지닐 수 있게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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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스너 우르켈에서 사용하는 효모, 오늘날 보헤미안 라거 효모라고 불리는 이 균주는

 

당분 중 3당류, 주로 말토트리오스를 발효하지 못하며

 

반대로 위에서 설명한 바이엔슈테판의 34/70 효모는 삼당류를 발효할 수 있음.

 

이 때문에 우르켈은 독일식 필스너들에 비해 발효도가 떨어져 도수는 낮지만

 

훨씬 더 진한 단맛과 바디감을 지니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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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향에서도 조금 더 진하고 달콤한 향이 나게 되는데

 

이는 디아세틸이라고 하는 맥주의 향 성분이다.

 

일반적으로는 맥주에서 이취(오프 플레이버)로 인식되는 이 성분은

 

버터, 스카치 캔디 같은 달콤하고 느끼한 향을 지니고 있는데

 

이 성분은 효모가 왕성히 활동하면 효소에 의해 환원되어

 

아세토인이라는, 냄새가 별로 안 나는 성분으로 변해서 상관 없는데

 

보통 발효를 너무 짧게 해서 디아세틸이 충분히 환원 되지 못하면 이 향이 남게 된다.

 

그리고 이를 완벽히 해주기 위해서 보통 맥주를 만들 때는

 

'디아세틸 레스트' 라고 해서, 맥주 발효 끝 부분에

 

온도를 2~3도 정도 올려서 효모가 마지막 스퍼트를 달려서 

 

모든 디아세틸을 환원시키게 도와주는 발효 스케쥴을 채택함.

 

 

 

 

그러나 체코식 라거를 만들 때는 일반적으로 디아세틸 레스트를 해주지 않고

 

저온에서 차분히, 그리고 오랫동안 발효를 해주며

 

이 때문에 우르켈에는 어느 정도 디아세틸이 남아서 그 특유의 향미를 형성해줌.

 

홉이 조금 빠진 우르켈에서는 이 느끼하고 달콤한 향이 상당히 강하게 나서

 

큰 호불호를 만들어주는 성분이기도 하다.

 

 

 

 

너무 딥한 얘기들이 주가 되었는데 요약하자면

 

체코식 라거가 가지는 특징인

 

1.진한 황금빛 외관 -> 디콕션 매싱이라는 특수한 과정 때문

 

2.진한 단맛과 바디감 -> 발효도가 낮은 체코 라거 효모 때문

 

3.특유의 달콤하고 느끼한 향 -> 디아세틸이라는 성분을 날려주지 않기 때문

 

이라고 이해하면 됨.

 

 

 

 

 

 

4.모든 체코 라거가 우르켈과 같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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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최근 읽은 아티클에서 나온 내용인데 흥미로워 공유해봄.

 

위에서 한 모든 얘기는 체코 라거라고 하였지만

 

사실은 우르켈에 관련된 내용임.

 

 

 

이 때문에 체코의 다른 라거도 우르켈과 비슷하겠지,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바로 다음으로 유명한 부드바르만 하더라도 우르켈과는 다르게

 

훨씬 더 깔끔하고, 드링커블한 캐릭터를 지니고 있음.

 

 

 

이는 왜 그런걸까? 기분 탓일까? 아니면 못 만든 맥주라 그런걸까?

 

이유는 "부드바르 헤드브루어가 그런 맛을 좋아해서' 다.

 

 

 

부드바르의 양조사는 디아세틸은 맥주에서 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며

 

이 때문에 초장기간 숙성을 통해 디아세틸을 전부 날린 뒤에야 패키징을 해준다고 함.

 

 

 

또한 체코의 라거라고 꼭 우르켈 효모를 사용하는 것은 아닌게

 

꽤 많은 체코의 양조장들은 34/70 효모를 이용하기도 하고

 

이 때문에 우르켈과는 달리 훨씬 더 가볍고 청량한 맛이 남.

 

그러니 현지의 브루어들은 적어도 본인들의 체코식 필스너를 만드는데

 

디아세틸이나 낮은 발효도와 같은, 우르켈의 특성이 꼭 필수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것.

 

 

 

나도 체코에 맥주 마시러 가본 적은 없어서 정확한 예와 경험을 들 수는 없으나,

 

여튼 인터뷰를 통해 들은 정보로는 그렇다고 한다.

 

 

 

 

5. 결론

 

그래서 결국 결론은...

 

1.체코식 필스너와 독일식 필스너는 다른 캐릭터를 지니고 있는 라거 맥주이다.

2.두 스타일의 차이는 양조 공법, 그리고 효모 선택과 발효 과정에서 크게 기인한다.

3.하지만 일반적인 체코식 라거의 캐릭터는 우르켈의 특징이며, 꼭 모든 체코식 라거가 우르켈 같지는 않다.

 

라고 정리가 가능할듯 함.

 

좀 슬픈건 체코 필스너든 독일 필스너든 국내에선 예제가 존나 씨가 말랐기 때문에

 

정말 몇몇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다양하게 경험하기가 힘든데,

 

국내 브루어들이 이런 정통식의, 씁쓸하고 드링커블한 필스너들을 조금 더 신경써서 만들어주면 좋겠다.

 

궁금한건 댓글로.

 

끝.

 

 

 

 

[출처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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