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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간전
라마단 기간엔 할랄 식당에 가 보세요!
https://bbs.ruliweb.com/hobby/board/300117?search_type=member_srl&search_key=3280739
아시다시피 라마단은 이슬람의 금식기간입니다. 엄격한 무슬림은 물 조차 멀리 한다죠.
물론 한 달 좀 안되는 기간 동안 신앙의 힘으로만 버티진 않죠. 일몰 후에는 식사가 가능합니다. (=이프타르إفط)
이 때도 신심 깊은 무슬림은 아주 간소한 식사를 한다던데, 대게는 저녁의 한 끼를 폭식으로 치룬답니다.
(오늘 두 눈으로 보고오니 과연!!)
각설하고, 라마단 기간 내 일몰 후의 할랄 식당에선 많은 곳이 평소와 다른 업태를 보입니다.
단품을 취급하는 평범한 레스토랑들이 뷔페 스타일로 바뀌거든요.
반나절 내내 굶주린 이웃들이 풍족히 먹길 바라는 어진 마음의 발로라고 생각합니다.
이웃사회에의 베풂이 고스란히 전해질 정도로 가격 대비 무척 풍요로운 한 끼를 해결할 수 있거든요!
저는 마계인천 거주민이고, 이곳 마계엔 나름 유명한 [송도신도시]에 이름을 뺏겨 버린 [구 송도]라는 지역이 있습니다.
바닷물을 끌어온 해수호를 중심으로 조성한 [송도유원지] 가 있던곳이죠.
70~80년대까진 나름 전국적인 인지도를 자랑했던 곳이었지만 90년대들어 빛이 바랬고, 반쯤 죽어버린 상태로 연명하다가
2011년 공식적으로 폐장된 곳입니다.
그 뒤로 그 넓은 부지는 엉겁결에 중고차 수출단지로 전환되었고, 한국인들이 실컷 굴린 중고 국산차를 중동과 중앙아시아
등을 비롯 전 세계로 보내기 전 모아두는 집하지의 기능을 하게 됐습니다.
때문에 많은 외국인 바이어들이 상주 중인데, 상기한 중앙아시아 분들과 중동분들이 특히 많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을 주 고객으로 한 할랄식당이 상당히 많이 소재하고 있구요.
걔 중 제가 자주가는 단골 예멘 식당이 있습니다. 꽤 유명해서 항상 손님이 많은 곳이죠.(물론 여기도 한국인 내방객
은 극히 드뭅니다.)
올해는 라마단의 시작이 2월 28일이었고, 3월 29일에 종료 됩니다. 해서 오늘그 단골집에 방문했습니다.
6시쯤 도착하니 음식을 열심히 세팅중이셨고, 그 때부터 가게에 슬슬 손님이 차더군요.
6시반이 되어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됐습니다. 다들 배가 어지간히 고픈지 음식을 식판에 그득그득 퍼가더군요. 통에 한가득 담겨 있던 음식들이 단백질 함량이 높은 순서대로 순식간에 동이 났습니다.
(물론 직원분들에 의해 리필됐구요.)
가게 내 유일한 한국인이었던 저도 질 수없단 맘에 열심히 레이스에 임했습니다.
단돈 2만냥에 있을 건 다 있는, 구색 잘갖춰진 아주 훌륭한 뷔페 였습니다.
예멘식 볶음밥인 만디, 후무스, 난, 치킨, 등등 단품으로 치면 다 만원 이상 받을만한 음식들이 고루 갖춰져 있었습니다.
심지어 인당 하나씩 서비스되는 특별 메뉴 도 있었는데, 양고기 넓적다리찜?과 예멘식 푸딩?이 그것입니다. 호일에 쌓인
저 찜은 예전에 분명 1.5만냥 정도 주고 먹었던 것 같은데, 이걸 그냥 주다뇨;;
마지막의 사진은 손님이 거의 빠져나간 잔재입니다. 체첸사람처럼 생겼던 제옆테이블 형님 두 분이 특히 대식가셨습니다.
요샌 국내에도 무슬림들이 꽤 들어와있어서 이슬람 성원이 없는 동네더라도 찾아보면 사는 곳 주변에 할랄 식당이 아마도 높은 확률로 있을 겁니다.
라마단 기간이 끝나기전 가성비 있는 식도락 한 번 즐겨보심이 어떤지요?
당신이 제노포비아에 이슬라모포비아까지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말이죠.
설혹 둘 다 있으면 또 어떻습니까.
음식은 죄가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