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키지 푸드코트의 조그만 가게에서 만난 인생 No.1 굴튀김, 오다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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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도쿄 닌교초의 줄서는 굴튀김(카키프라이) 전문점 글을 쓴 적이 있는데요
여태껏 먹어본 굴튀김 No.2라는 평을 내렸더니 몇몇분이 대체 No.1은 어디냐며 역정을 내셨더랬죠.
그래서 곧바로 소개합니다. 제 인생 No.1 굴튀김집입니다.
인생 굴튀김이 위치한 곳은 츠키지 시장입니다.
예전에는 어시장이 커다랗게 있었지만, 2018년에 시장은 토요스로 이전하고 지금은 해산물 가게들 정도만 남은 곳이죠.
미스터 초밥왕에서 '손님과의 한판승부인거야. 나쁜 걸 산 손님이 잘못이야'의 그 시장 맞습니다.
(??)
아무튼 오늘 가고자 하는 곳은 남아있는 해산물 가게/식당 중 한 곳입니다.
어시장이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관광객은 여전하기에, 당시 영업하던 식당 상당수가 아직 남아 있거든요
구글맵에 'Odayasu'를 검색하면 대충 이렇게 생긴 건물이 나옵니다.
이 건물에 식당이 있는건가... 라고 생각했었지만
사실은 이 건물이 아니라 오른쪽에 있는 계단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참고로 계단은 오픈시간이 아니면 닫혀 있으니, 시간 전에 가서 당황하지 마시길!
전 당황했습니다.
계단을 올라오면(에스컬레이터도 있음) 이런 커다란 공간이 나옵니다.
저 앞에 있는 단층 옥탑(?) 건물이 오늘 찾아갈 오다야스가 있는 푸드코트죠
푸드코트 간판과 함께 오다야스 사진이 보인다면 잘 온 겁니다.
다른 집들도 은근히 맛집 포스를 풍기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번 가보기로...
여기로 들어가면 됩니다.
참고로 여기 오는 방법은 앞서 소개한 계단 올라오는 방법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츠키지 시장 한복판을 걷다 보면 아래와 같은 건물이 나오는데요
그 건물에서 3층으로 올라와도 이 곳이 나옵니다
저 사진에 보이는 분홍색 건물 3층으로 올라온 후 구름다리 같은 곳으로 건너오면 푸드코트가 나옵니다.
참고로 여기는 굳이 푸드코트 안 가더라도 한 번쯤 올라와 볼 만한 가치가 충분한데요
그 이유는
옛 츠키지 시장 공터를 한 눈에 감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도쿄 올림픽 당시 주차장으로 사용될 계획도 있었다고는 하지만, 올림픽 자체가 코로나19와 겹쳐 역대 똥망림픽이 되면서 주차장까지 필요 없게 되었다는 얘기가 있더군요.
그나저나 저 자리는 대체 뭐에다 쓰려고 저렇게 비워둘까요... 벌써 8년짼데
아무튼 이제 푸드코트로 돌아옵니다.'
구성은 대략 이렇고, 제가 찾아갈 곳은 오른쪽의 오다야스.
가게가 몇 개 안 돼서 찾기는 정말로 쉽습니다.
푸드코트라서 여기저기서 음식을 각각 산 후에 아무데나 앉아 먹을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이 집은 은근히 문턱이 높은데요, 이유는 바로 짧은 영업시간 때문.
월화수는 아예 휴일이고, 목금토는 아침 7시에 열어 오후 2시면 라스트 오더.
일요일은 아침 10시에 열어 오후 2시면 라스트 오더.
이런 영업시간을 가진 이유는 과거 어시장 상인들이 자주 오던 곳이라 그렇다던데, 지금도 유지 중입니다.
그러니까 아침 먹으러 목금토에 일찍 오던가, 아니면 점심 먹으러 시간 맞춰 오지 않으면 못 먹어요.
이 집의 메뉴 구성은 이렇습니다.
튀김 요리를 메인으로 구성된 정식 메뉴들, 그리고 차슈에그 정식이 유명하죠.
정식으로 먹으면 단품 대비 300엔이 추가되고, 밥과 국, 반찬 등이 나오는 듯 합니다.
참고로 저는 이거 먹고 곧바로 다른데 가서 다른 거 먹을 예정이었기에, 차슈에그 단품으로 시켰습니다.
그래서 굴튀김은 어딨냐고요?
바로 여기 추가 메뉴에 있습니다.
시즌 한정 메뉴다 보니 정식 메뉴판엔 없고, 맨 아래에 매직으로 써 놓았네요.
보통 이런 식의 메뉴들이 아주 맛있었던 기억은 없는데, 여긴 아닙니다.
저 굴튀김 메뉴가 그야말로 끝판왕이에요
그렇게 주문한 후 기다리면 음식이 나옵니다.
참고로 여긴 현금만 받고 카드나 페이계산은 안 됩니다.
아직 일본엔 이런 가게가 상당히 많죠.
매우 감사하게도 진동벨을 주십니다.
숫자 정도는 대충 알아들을 수 있지만, 일본어는 잘 못하기에 번호 일일히 불러주는 시스템은 사실 부담스럽거든요.
참고로 제가 도쿄 방문했을때가 계엄 시즌이었습니다.
계엄 소식을 일본에서 여행 중에 들은거죠...ㄷㄷㄷ
도쿄에서 놀고 먹고 자고 일어나니 한국에서 무슨 일이 터진거야!
혹시 입국이 막히나 검색해보니 다행히 그건 아니더라구요
그렇게 음식이 나왔습니다!
소스는 카운터에 있던 거 제가 대충 떠 온 거고, 정식을 시키면 여기에 밥과 된장국, 반찬 정도가 추가로 나오는 구성입니다.
이것은 차슈 에그.
일본식 라멘에도 올라가는 고기조림인 차슈를 두껍게 썰어내고, 그 위에 계란후라이 2개를 얹었습니다.
노른자 찍어 먹는 고기가 맛있긴 한데, 사실 차슈가 엄청나게 맛있는 중국집을 따로 알고 있기에 생각보다 감명깊진 않았습니다.
나중에 또 기회가 되면 차슈가 엄청나게 맛있어서 눈물이 펑펑 나는 그 집도 한번 소개해 볼까 해요
그리고 이것이 따로 주문한 굴튀김입니다.
단품으로 700엔짜리 굴튀김인데, 딸랑 하나 나옵니다.
대체 어떤 자신감이야!
그렇게 살짝 속을 갈라 봤는데,
요리왕 비룡에서 나오는 것처럼 뭔가 수증기가 솨아아 하고 뿜어지면서 오색 빛이 마구 나오는데...
(아님)
이야...
저 굴 크기를 보세요.
예전에 소개했던 카키프라이 전문점 굴보다 2배 이상은 큰 굴이 정확히 3개 겹쳐져 들어 있습니다.
일단 이걸 먹고 처음 든 생각은, 섬진강 벚굴입니다.
바다와 강이 만나는 유역에서 잡히는 어마어마하게 큰 굴인데요, 굴인데도 불구하고 신기하리만치 비린내가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죠.
이 굴튀김의 굴에서 딱 그런 느낌이 났습니다. 입 안을 가득 채울 정도로 큰 알맹이에, 비린내는 정말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 고귀한 단맛.
거기에 가장 큰 특징은, 절묘한 익힘 정도입니다.
앞서 오다야스가 미디움 웰던 정도였다면, 여긴 미디움 레어에요.
분명 익힌 굴은 맞는데, 아슬아슬하게 생굴에서 익힌 굴로 넘어오는 그 경계에 서 있습니다.
그 말인즉슨, 육즙이 생굴 상태 거의 그대로 남아 있다는 말이죠.
위 사진 오른쪽 아래에 보면 뭔가 물기가 흥건한데요, 기름기가 아니라 굴에서 뿜어져 나온 육즙입니다.
젓가락 꽂고 반으로 가르는데, 소롱포 쪼개듯 육즙이 쫘악 하고 나올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겉의 튀김옷은 바삭함이 살아 있고, 약간 새어나오는 육즙은 튀김옷 속에서 대부분 잡아주니
그야말로 첫 입부터 마지막 튀김옷 한 입까지 맛있음 그 자체입니다.
개당 700엔이면 싸다는 생각까지 드네요.
그렇게 다 먹고 난 후에는 퇴식 후 테이블에 놓여 있는 행주로 뒷정리를 잘 하고 가면 됩니다.
세상 맛있는 굴튀김을 먹고 싶다면, 바로 이 오다야스로 오시면 됩니다.
계절 한정 메뉴라고는 해도 아마 4월 초까진 아슬아슬하게 있을 법 해요(확신은 못 함)
인생 굴튀김이 전문점도 아니고, 고급 음식점도 아니고, 전문 해산물 식당도 아닌 이런 푸드코트에 숨어 있다니
이래서 여기저기 찔러보고 다니기를 멈추지 못하는 것이겠죠